Nontrivial Everyday 자명한 날은 단 하루도 없다

196월/14Off

심연탐험 개발 기록(5월 12일~7월 6일)

106월/14Off

내가 오픈월드 게임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이유

저는 GTA 시리즈와 같은 장르의 팬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GTA 시리즈는 물론이고, 세인츠 로우 시리즈, 슬리핑 독스, Bully와 같은 게임들을 즐겼습니다. 살짝 다르기는 하지만 포스탈 시리즈나 폴아웃 시리즈도 즐겨 하는 게임입니다. 어새신 크리드와 같은 게임도 비슷한 면모가 있죠. 이 게임들은 대개 샌드박스 내지는 오픈월드라는 장르로 불리우고 있습니다만, 저는 이 게임들을 바이올런트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유는, 플레이어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기능의 대부분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GTA 5의 메인 캐릭터 중 한 명인 트레버 필립스

GTA 5의 메인 캐릭터 중 한 명인 트레버 필립스

이 게임들에 있어서 미션과 미니게임을 제외한 부분- 즉 어떤 도시의 랜덤한 장소에 데려다져서 거기서부터 걸어나가기 시작하는 게임파트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는 합니다만, 이 종류의 게임들은 플레이어가 개입하기 전까지는 지극하게 평화로운 상태에 가깝습니다.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잘 작동하는 치안체계가 있고, 대부분의 NPC인 시민들은 서로를 향해 폭력을 일으키지 않고 그저 길을 걸어가고 차를 운전하는 정도의 일만을 합니다.1

이 상황에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게임플레이' 중에서 의미가 있는 것은 주로 폭력적인 행동입니다. 콘솔 콘트롤러의 주요 버튼은 이동 이외에는 '공격'이나 '방어'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자동차를 뺏어 타고 시민들을 치고 다닙니다. 총기를 시민들에게 난사하고 주인공을 제압하기 위해 파견된 경찰과 군대를 파괴합니다. 게임 메커닉을 이용한 대부분의 활동이 폭력적입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포탄을 꽂아넣는 재미도 물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포탄을 꽂아넣는 재미도 물론 있습니다.

많은 개발비를 들여 멋진 도시의 풍경과 거기에 살아가는 사람들, 멋진 자동차들을 묘사해 놓고, 그것들을 파괴하는 것에만 게임 메커닉을 배치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쉽습니다. 물론 위에 말한 플레이들은 그 나름대로 재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제 취향으로는, 이 게임의 플레이어와 환경간의 상호작용은 너무 폭력적입니다. 저는 이 게임에서 묘사된 세계를 구경해 보고 싶은데, 그 부분은 대부분 게임플레이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숨겨진 요소 수집과 같은 부차적인 게임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세인츠 로우는 이런 장르 중에서도 폭력성을 강조한 미니게임과 '정신나간' 게이밍을 강조했습니다. 물론 정말 재미있습니다!

세인츠 로우는 이런 장르 중에서도 폭력성을 강조한 미니게임과 '정신나간' 게이밍을 강조했습니다. 물론 정말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추세에도 변화는 있습니다. 위에 작성한 것처럼 GTA 5에서 플레이어는 강도를 당하는 시민과 비싼 자전거를 도둑맞은 주식부자를 도와줄 수도 있고, 세인츠 로우 3에서는 자신의 팬인 시민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버려진 더치와이프를 수집할 수도 있죠) 최신작인 와치 독스에서는 시민 하나하나마다 짧은 문장 하나 정도의 프로필이 주어지고 그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이것은 마치 영웅전설 시리즈에서 NPC 하나하나마다 그들 나름대로의 이야기가 있는 것을 연상시킵니다.

마이 리틀 포니의 팬 픽션을 쓰는 아저씨가 걸어가고 있습니다.

마이 리틀 포니의 팬 픽션을 쓰는 아저씨가 걸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도시, 혹은 시골이라도, 현대 사회를 다루고 있는 게임이라면 현대 사회에서 즐길 수 있는 포인트를 게임이 묘사해 주었으면 합니다. 슬리핑 독스였다면, 마치 홍콩 여행에 온 것 같은 느낌으로 맛있는 음식집을 돌아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2 GTA 5에서도, 버스를 강탈하지 않고 그냥 버스에 승객으로 탑승해 버스기사가 보여주는 풍경을 멍하니 감상하고 싶기도 합니다. 모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재미있는 장면을 볼 수도 있겠군요!3 임금 인상을 걸고 시위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맞닥뜨리는 모습을 구경하고 또 어떻게 개입해 보고 싶기도 합니다.

포스탈 2에는 나무를 보호하자며 책을 만들지 말고 다 불태우자는 시위대가 등장합니다. 뭐 단순 적이긴 하지만요.

포스탈 2에는 나무를 보호하자며 책을 만들지 말고 다 불태우자는 시위대가 등장합니다. 뭐 단순 적이긴 하지만요.

개인적으로는 WATCH DOGS가 좀 더 재미있는 게임플레이를 보여주고 성공했으면 좋겠지만 평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하지만 프로파일링을 통해 시민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는 점, 반사회적이고 무의미한 폭력적 활동 이외에도 자경단활동을 통해 제게 의미있는 게임플레이를 선사해 준다는 점 등 제겐 새롭고 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입니다. 또 앞으로 이런 게임들이 어떻게 진화할지 기대됩니다.

  1. 최근 작품에서는 랜덤 이벤트를 통해서 강도를 당하는 시민과 같은 풍경이 묘사되고는 합니다. []
  2. 게임적으로는 수집 요소를 넣을 수 있겠군요! []
  3. 사실 GTA 4의 랜덤 인카운터가 이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난 이런 걸 더 많이 보고 싶어요. []